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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뉴질랜드의 일상

뉴질랜드에서 개발자로 6개월....

Donochi 2017. 4. 7. 06:18


오늘 출근길에 찍은 무지게

출근길에 찍은 무지게




뉴질랜드 입국이 10월인가 그랬으니, 이제 딱 6개월이 되어갑니다.

정말 운좋게도 영주권을 받고 입국을 할 수 있었고,
또한 다행이도 비교적 빨리 취업에 성공하여 1월부터 출근중이기도 합니다.

기술이민을 준비중이시거나, 이미 기술이민을 통해 입국하신 분들과 모든 상황이 다 같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간략하게 지금까지의 후기를 적어 봅니다.


1. 살기는 빡빡합니다.

비교적 낮지않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활은 정말 빡빡합니다.
기본적으로 매월(혹은 매주) 나가는 렌트비, 통신비, 전기, 아이들 교육비, 수도세등을 제하고 나면
월에 식비등으로 지출할 수 있는 돈은 실제로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걱정해본적이 없는 매월 가계지출을 여기서는 하고 있죠.
아내는 처음으로 가계부를 작성하고 있으며, 월말이 되면 마이너스가 되지 않은것에 기뻐하는 수준입니다.
저금은 생각하지도 못하죠.

외식 한번 하려면 일단 잔고부터 확인해야 하는 실정이고,
마트에서 장볼때에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집을 장만하자니, 오클랜드 집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에 방 2개짜리 유닛만 하더라도 650,000을 훌쩍 넘습니다.
우리돈으로 약 5억이죠...

한국에서 전세로 그럭저럭 만족하며 살던 생각을 하면
가끔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2. 회사 생활은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회사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지금 제가 다니는 회사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업무량도 적당하고, 사내 분위기도 자유롭습니다.
퇴근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출근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관련된 일로 자리를 잠시 비워야 할때에도 눈치보지 않고 처리할 수 있구요.

보통 퇴근시간이 5시 전후가 되는데,
집에가서 저녁을 먹고 난 후에도 제법 시간을 보낼 수 있구요.
(요즘은 일광절약제도 없어지고, 낮이 짧아져서....밥먹고 나면 산책하기에는 좀 어둡더라구요..)

3. 주변환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습니다.

오클랜드의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좋다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한국에서 거주하던 판교를 기준으로 볼때, 
도로상황이나, 공원, 치안등등이 오히려 좋지 않은 곳도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공기, 하늘은 정말 다른 어떤 단점을 가져와도 모두 상쇄시켜버릴만큼 좋죠.

매일매일 퇴근을 하러 건물을 나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하늘을 보는것이 하루하루의 낛입니다.

4. 미래에 대한 불안감...

외국에서는 개발자로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고 하죠.
물론 그렇게 할 수도 잇을것 같긴 합니다.

다만, 능력이 받쳐줄 때에만 가능하겠죠.

저같은 경우는 개발자로 정년까지 지내고 싶지 않은 과에 들어서,
50이 넘어간 이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을지...
그 나이에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지..


고작 6개월동안 느껴본 '개발자'로서의 삶이었습니다.
다른 개발자 분들이 느끼는 삶은 또 다를것이고,
제 아내가 느끼는 삶과,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삶은 또 다른 모습일 수도 있겠죠.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